[2021 성동마을 MORE MORE 여름호] 가슴에 돌덩이가 가득한데 어떻게 새벽의 기적이 될 수 있어요 Chapter 4. 그러던 어느날 돌덩이가 가슴을 짓눌렀다

작성자
관리자
작성일
2021-06-29 10:30
조회
66

가슴에 돌덩이가 가득한데 어떻게 새벽의 기적이 될 수 있어요😂


Chapter 4. 그러던 어느날 돌덩이가 가슴을 짓눌렀다


 

김 태 은(모아모아 1기)
@articleartist.taevely


시나브로 하나 둘 알람을 없앴습니다. 휴대전화 액정에서는 새벽의 기적이라고 적힌 알람들이 지워지고 있었습니다. 그리고 지각하지 않을 최소한의 시간을 역산한 알람만을 맞춰놓았습니다.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도피하고 싶었습니다. 어른의 생활에도 방학이란 것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그러지 못한 현실을 자책하면서, 그간 저를 위해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시간을 잠으로 채우고 있었습니다. 머리는 분명 ‘지금이라도 계획 세워 하던 일을 완성해’라고 했지만, 몸은 ‘에이 뭐, 그냥 좀 쉬자’하는 나날을 보냈습니다. 흔히 이야기 하는 번-아웃 증상을 경험했습니다.

이 무렵에는 아무 이유 없이 짜증이 났습니다. 상황보다 그 상황을 해석하고 있는 제 자신에게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. ‘균형’을 잃어버려서 어떤 사건이든지 부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었습니다. 그래서 누군가의 별 생각없었던 행동이 눈에 거슬리기도 했고, 내면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. ‘우리 조상들은 이런 것들을 화병이라고 했던가’ 싶기도 하고, ‘긍정적이고 쾌활했던 모습은 어디 갔지?’, ‘왜 한 없이 부정적으로만 해석해야 하지?’라는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.

그러면서 살아온 날들에 이른바 ‘현타’가 오기도 했었는데요. 선택의 순간 다른 선택을 한 것에 대한 후회, 지나간 시간을 돌이킨다면 정답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, 그리고 살아온 시간에 대한 전반적인 후회로 가득한 날을 보냈습니다. 저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잘 살아가는 것 같은데 혼자 이상한 공간에 갇힌 느낌이었거든요. ‘어떻게 극복해야 하나’ 사회과학자로서 냉철한 분석을 했지만, 이미 답은 제가 알고 있었습니다. 미뤄두기만 했던 ‘해야 할 일들을 다시 그 지점부터 하는 것’이 그 출발점이었습니다. 하지만 몸이 계속 거부하는 듯한 느낌이 계속 되었습니다.